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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꼴찌’의 반란… 마이크론, 엔비디아 손잡고 삼성·SK 흔드나?

EchoLogic 2025. 6. 29. 17:50

"그럴 줄은 몰랐다"…시장 판도 흔드는 마이크론의 반격

2024년까지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 5%에 머물던 ‘막내’ 마이크론이 게임의 판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HBM=SK하이닉스·삼성’이라는 철옹성 구도가 무너질 조짐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Micron)이 AI 칩의 핵심 메모리인 HBM(High Bandwidth Memory) 시장에서 전례 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

2025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AI 칩 고객 4곳에 HBM을 대량 공급 중이며, 올해 안에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그 중심에는 엔비디아 H200에 들어가는 HBM3E 공급 성공이 있다. 삼성전자가 아직 엔비디아로부터 같은 제품의 공급 인증조차 받지 못한 상황에서, 마이크론은 사실상 ‘2강 체제의 교란자’로 부상했다.

3분기 실적은 마이크론의 자신감을 입증했다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3~5월 기준) 동안 매출 93억 달러(약 12.7조 원), 영업이익 24.9억 달러(약 3.4조 원)를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37%, 165%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보다 약 50%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전체 D램 매출도 사상 최고치인 70.7억 달러(약 9.6조 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론의 HBM 매출이 약 15억 달러(약 2조 원)로 추정되며, 이 수치는 HBM만으로도 상당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술력이 승부수: HBM3E 12단부터 HBM4까지 가속

마이크론은 현재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하는 기업 중 하나다. 특히 저전력 특성을 강조하며 엔비디아의 전력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거의 유일한 공급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 HBM3E 수율 안정화: 2024년 하반기부터 출하량 절반 이상이 12단 제품으로 전환될 전망
  • HBM4 기술 공개: 1β(1베타) D램 기반으로 초당 2.0TB 이상 대역폭, 기존 HBM3E 대비 60% 이상 성능 향상, 전력 소비는 20% 절감

HBM4는 현재 주요 고객사에 샘플이 전달된 상태이며,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차세대 시장도 선점할 태세다.

SK하이닉스·삼성과의 경쟁 구도, 마이크론은 어디쯤?

현재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부동의 1위다. 2024년 2분기 기준 약 6조 원 이상의 HBM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삼성전자를 추월해 2위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로부터 HBM3E 공급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수율 개선과 고객 신뢰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반면 마이크론은 제품 신뢰성과 저전력 기술력을 앞세워 AI 고객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마이크론의 다음 타깃은? HBM4와 ASIC 시장 확대

마이크론은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AMD 외에도 주문형 반도체(ASIC) 플랫폼을 활용하는 다양한 AI 기업들과 협력 중이다. 이러한 고객 다변화는 특정 대형 고객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가능케 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는 “HBM4는 업계 최고 수준의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제공하며, 주요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 중”이라며, “2025 회계연도 전체 실적은 사상 최대 매출과 강력한 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꼴찌의 반란’은 이제 시작일 뿐

한때 시장 점유율 5%의 후발주자였던 마이크론이 이제는 HBM 생태계에서 기술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수율, 전력 효율, 공급 다변화 등 모든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하고 있으며, AI 시대의 고성능 메모리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제 더 이상 여유롭게 지켜볼 수 없다.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HBM 시장은 지금, ‘제3의 강자’에 의해 다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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