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싸인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 AI 혁명가의 탄생과 딥시크의 비밀

AI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초고성능 AI를 선보이며

글로벌 IT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괴짜 천재’라 불리는 한 남자가 있다.

량원펑(梁文锋). 그의 독특한 이력과 딥시크의 성공 스토리는, AI 혁신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수학 천재에서 AI 혁신가로

1985년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난 량원펑은 어릴 때부터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학문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으며,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수학 천재로 이름을 날렸다. 단순한 암기가 아닌, 원리를 깨우치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한다.

이런 재능을 바탕으로 그는 '저장대학교(浙江大学)'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부터 알고리즘과 데이터 최적화에 심취했고,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이 친구, 뭔가 해낼 거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의 학문적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그는 베이징대학교(北京大学) 대학원으로 진학, 본격적으로 AI와 머신러닝 연구에 뛰어들었다. 이 시절, 그는 수많은 논문을 발표했고, 국제 학술 대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학문 자체보다는, 연구 결과를 실제 세상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중국 정부 회의에 참석한 딥시크 창립자 량원펑 (출처 CCTV)

투자업계에서 배운 ‘돈의 흐름’

그런데, 량원펑이 졸업 후 선택한 길은 의외였다. AI 연구실이 아니라, 금융 업계로 발을 들인 것이다.

2013년, 그는 ‘야코비 투자관리회사’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독일의 수학자 '카를 구스타프 야코비'에서 따온 것인데, 이는 그의 수학적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과 수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퀀트(Quant) 투자 기법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은 AI와도 닮아 있었다.

2015년에는 퀀트 투자 전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를 창립하며 금융 업계에서도 존재감을 키워나갔다.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며 그는 자금력을 확보했고, 이 돈을 활용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딥시크의 탄생과 AI 혁신 전략

그렇게 탄생한 것이 "딥시크(DeepSeek)"다. 량원펑은 AI 기술이 기업과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누구보다도 깊이 고민한 인물이다. 그는 기존 AI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초고성능 AI 모델을 보다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딥시크는 엔비디아나 화웨이의 저사양 반도체 칩을 활용한 AI 모델을 개발하며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초고사양 GPU 없이도 강력한 성능을 내는 AI 모델을 만든 것이다. 기존 기업들이 AI 연구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동안, 딥시크는 이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돌파했다.

뿐만 아니다. 딥시크는 오픈소스 AI 모델 ‘V3’를 공개하며 업계를 뒤흔들었다. 이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독점하던 AI 기술을 개방하는 시도였고, 중국 AI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파격적인 인재 영입 전략

딥시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인재’다. 량원펑은 AI 연구를 위해 최고의 엔지니어들에게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했다. 샤오미가 최근 딥시크의 핵심 엔지니어 '뤄푸리'에게 연봉 20억 원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량원펑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린다. 딥시크 내부에서도 그는 “조용한 전략가”로 불린다. 회의에서는 핵심만 말하고, 결과를 중요시하는 스타일. 불필요한 홍보보다, 기술력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해줘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AI 패권 전쟁의 핵심 인물

딥시크는 이제 AI 업계의 가장 뜨거운 스타트업 중 하나다. 량원펑이 이끄는 이 회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AI 패권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의 행보는 AI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AI 인재 시장과 기업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딥시크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으며, 량원펑은 그 중심에서 기술과 비즈니스를 넘나드는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