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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인가 전략인가?” SK하이닉스가 8년 우정을 깬 진짜 이유— ‘한미’만 바라보던 SK, 갑자기 ‘한화’를 품다?!

by EchoLogic 2025. 4. 22.

오랜 동맹에 찾아온 균열

“이건 마치… 8년 동안 한 여자만 사랑하던 남자가, 갑자기 다른 여자에게 반해버린 이야기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반도체 업계의 ‘운명 공동체’처럼 보이던 두 기업이었습니다.
HBM이라는 AI 시대의 핵심 메모리를 함께 키워내며, 무려 8년을 한 배를 타고 순항해왔죠.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모든 요청에 응답했고, 장비도 인력도 무상으로 지원하며 ‘의리’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이라는 새로운 장비 업체와 420억짜리 ‘몰래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걸 들은 한미반도체, 충격과 분노에 휩싸여 현장 엔지니어를 철수시키고 소송 준비에 들어갔죠.
과연, 이건 배신일까요? 아니면 SK하이닉스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전략’일까요?

지금부터 그 복잡하고도 흥미진진한 삼각관계를 풀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가 대한민국 HBM 시장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도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업계에서 알아주는 찰떡궁합 파트너였습니다.

SK하이닉스가 첨단 메모리 HBM(고대역폭 메모리)으로 세계 1위에 오르는 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땀 흘린 한미반도체의 공이 컸지요.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층층이 쌓아 올려 만드는 특별한 메모리이고, 한미반도체는 그 층을 쌓아 붙이는 'TC 본더'라는 마법의 기계를 SK하이닉스에 독점 공급해 왔습니다. 둘은 2017년부터 줄곧 한배를 타고 HBM이라는 산을 함께 올라온 오랜 동맹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두터운 우정도 영원할 수는 없는 걸까요? 최근 들어 이 끈끈했던 사이에 작은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초,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가 아닌 다른 회사의 장비를 들여오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겁니다. 오랜 친구였던 SK하이닉스의 이 깜짝 결정에 한미반도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달려왔는데, 뜬금없이 “새 친구를 사귀겠다”는 선언을 들은 셈이었으니까요.

한미반도체는 곧바로 섭섭함과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마치 절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와 몰래 팀을 짠 것을 알게 된 듯한 심정이었을까요.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상주하던 자사 엔지니어들을 모두 철수시키고, 자신들이 공급하는 장비 가격을 25%나 인상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심지어 새로 끼어든 한화세미텍 장비는 자기 기술을 베낀 것이라며 법정 다툼까지 불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단짝으로 지내온 둘 사이에 보기 드문 갈등의 불꽃이 튀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신참' 한화세미텍의 등장

이렇게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사이가 흔들리게 만든 한화세미텍,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한화세미텍은 한화그룹 산하의 장비 업체로,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HBM용 TC 본더라는 비장의 무기를 들고 나타난 신예입니다. 비유하자면, 동네 고수 둘이서만 겨루던 게임판에 새로운 도전자가 난입한 격이랄까요. SK하이닉스는 이 신참에게서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한화세미텍으로서는 처음 얻은 큰 기회였죠.

물론 처음엔 모두들 반신반의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8년이나 함께한 한미 대신에 새로운 회사를 받아들인다고?”라는 놀라움과, “한화세미텍 장비가 과연 될까?” 하는 의구심이 뒤섞였습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과 몇 차례에 걸쳐 수백억 원 규모의 장비 계약을 맺으며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는 한화세미텍 입장에선 자신의 기술력을 입증할 절호의 찬스이자, 한미반도체 독점 구도를 깰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신참 한화세미텍은 어떤 비장의 카드를 갖고 있었을까요? 자세한 기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미반도체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을 정도니​ 적어도 HBM 장비 기술의 핵심을 짚은 플레이어로 보입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새 장비를 써보니 성능이 꽤 쓸 만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SK하이닉스는 곧바로 이 장비를 최신 HBM 생산라인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하니, 한화세미텍으로서는 데뷔전부터 중요한 경기를 뛰게 된 셈입니다.

SK하이닉스가 새 파트너를 찾은 이유

그렇다면 SK하이닉스는 왜 이렇듯 큰 결심을 하게 되었을까요?

비유를 하나 들어볼게요. 당신이 매일 이용하던 단골 빵집이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그 집이 빵값을 확 올리고 서비스도 예전만 못해졌다고 상상해봅시다. 게다가 요즘 손님이 폭주해 그 집 혼자서는 빵을 다 못 구워낼 형편입니다. 당신은 고민 끝에 새로운 빵집 하나를 더 물색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SK하이닉스의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 가격과 조건의 변화: 한미반도체는 HBM 열풍으로 주문이 몰리자, 그동안 동결해두었던 장비 가격을 크게 올리고 무상으로 해주던 서비스도 유료로 바꾸려 했습니다. 오랫동안 한 곳에만 의존해온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부담스럽고 서운하게 느껴졌겠지요.
  • 급증하는 수요: 2023년부터 AI 붐을 타고 HBM 메모리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공장을 더 돌리고 싶어도 장비가 부족해서 애를 태웠습니다. 한미반도체 혼자서는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가기에 버거워 보였습니다. 두 손으로 해오던 일을 이제는 세 손, 네 손이 필요한 상황이 온 겁니다.
  • 안전판 확보: 한미반도체와 한배를 타고 순항할 때는 좋았지만, 만약 한미쪽에 문제가 생기면 SK하이닉스도 당장 모든 물량을 다른 곳에서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실제로 한미반도체가 해외 다른 업체(마이크론 등) 일까지 바빠지면서 SK하이닉스를 향한 손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도 있었지요​. SK하이닉스로서는 새로운 공급원을 만들어 놓아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SK하이닉스는 공급망 다변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결국 새로운 빵집(?) 한화세미텍과 손을 잡은 것이지요. “한 곳에만 기대지 않겠다”는 SK하이닉스의 결정은, 한편으로는 한미반도체에게 보내는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선택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한미반도체가 긴장하고 서비스나 조건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측면도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경쟁자가 생기자 한미 측의 대응이 빨라졌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앞으로의 파장: 경쟁과 변화의 드라마

SK하이닉스와 두 장비 업체 사이에 벌어진 이번 사건은 반도체 업계에서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비쳐집니다. 우선 단짝이던 두 회사가 갈등을 겪으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긴장 요소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한미반도체는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태세입니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멀티 플레이어 전략으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이지요. 이 신경전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경쟁 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열 수도 있습니다. 한미반도체 입장에선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 나은 기술과 서비스를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한화세미텍도 첫 시험대인 만큼 성능 입증을 위해 사활을 걸겠지요. SK하이닉스는 오히려 두 회사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장비를 더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이득을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셋이 윈윈윈하는 새로운 관계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물론, 갈등이 깊어지면 후폭풍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한미반도체가 정말로 등을 돌려버린다면 SK하이닉스도 당장 모든 물량을 다른 곳에서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서로 싸우는 사이 해외 경쟁사들이 기술격차를 좁혀올 거라는 걱정도 나옵니다. 마치 한 팀이 내부 불화로 흔들릴 때 상대 팀이 그 틈을 파고드는 것처럼 말이죠. 실제로 업계 일각에선 이번 다툼이 한국 HBM 분야의 힘을 약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래된 친구와 새로운 친구 사이에서 SK하이닉스가 어떤 선택을 할지, 세 회사가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어쩌면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각자의 역할을 나눠 맡아 SK하이닉스의 날개가 되어줄 수도 있고, 반대로 경쟁이 더 심화되어 긴장이 계속될 수도 있겠죠. 분명한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HBM이라는 무대 뒤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술 세계에서도 관계의 변화는 늘 새로운 이야기와 변화를 만들어내니까요. SK하이닉스의 선택이 메모리 업계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모두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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