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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짜리 발주, 누구 품에?” SK하이닉스 TC본더 공급전…한미 vs 한화, 치열한 신경전

by EchoLogic 2025. 4. 18.

요즘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를 하나 꼽자면 단연 "HBM(고대역폭 메모리)"일 것이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라 HBM의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고,
이를 위한 핵심 공정 장비인 TC본더를 두고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 중심에 선 기업이 바로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중 수백억 원 규모의 TC본더 발주 계약을 추진 중인데,
여기에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TC본더란? 그리고 왜 중요한가?

먼저 핵심 장비인 "TC본더(Thermo-Compression Bonder)"에 대해 간단히 짚고 가자.
TC본더는 반도체 칩과 칩을 적층(쌓는)해 연결할 때 열과 압력을 가해 접합시키는 장비다.
이 장비 없이는 D램을 층층이 쌓아 만드는 HBM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즉, HBM 공정에서 수율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중 핵심 장비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HBM3E 12단 제품에서는
이 TC본더의 정밀성과 안정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한미반도체 vs 한화세미텍… 누가 유리한가?

SK하이닉스의 이번 발주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기존 장비 공급사인 한미반도체가 과연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  한미반도체 – 독보적 1위의 자존심

  • 전 세계 TC본더 시장 점유율 1위
  • HBM3E 12단 공정 점유율 90% 이상
  •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고객 보유
  • SK와는 2017년부터 거래, HBM3 상용화까지 함께 해온 핵심 파트너

이 정도면 ‘거의 독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  한화세미텍 –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

최근 반도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소식이 있었다.
바로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로부터 총 420억 원 규모의 TC본더 계약을 따냈다는 점이다.
이미 두 건의 납품 계약을 성사시켰고, 납기는 올해 7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한화세미텍은 ‘3D 스택’ 등 독자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고,
기존 기술력보다 가성비가 우수하다는 평가도 일부 나온다.
무엇보다 SK 입장에서 공급망 다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  변수 ① 특허 소송과 법적 리스크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한미반도체는 현재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 기술 유출 및 부정경쟁행위로 1·2심 모두 한미 승소
  • 본안 소송에서는 TC본더 관련 특허 침해를 본격 다투는 중

만약 한미가 최종 승소한다면,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 장비를 공정에서 철수해야 할 가능성도 생긴다.
이건 장비 교체 및 라인 재조정이라는 생산상 큰 리스크를 의미한다.

◆  변수 ② 가격 인상 협상

또 다른 주요 변수는 가격이다.

최근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TC본더 가격 25% 인상안을 통보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가격은 한화세미텍이 제시한 단가와 같은 수준이다.
즉, 이제는 가격으로 승부를 보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   SK하이닉스의 고민… 실리냐, 안정이냐

SK하이닉스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다.

  • 한미검증된 파트너이자 수율과 품질의 안정성 확보에 최적화된 공급처
  • 한화비용과 기술력의 확장성, 그리고 공급망 다변화라는 전략적 메리트

양사 간 장비 성능 차이가 극적으로 크지 않다면,
SK는 결국 리스크를 줄이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전략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하이닉스는 앞으로도 복수 업체 전략을 유지하며, 한미와 한화를 적절히 배분할 것”
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TC본더 발주는 단순한 장비 계약이 아니다.
HBM 메모리 시대, 세계 메모리 패권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술 전쟁이기도 하다.

한미반도체는 안정성과 경험에서 강점을 가지지만,
한화세미텍은 새로운 가능성과 기술 도전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금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그 선택은 곧 HBM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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