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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원 빼라!” SK하이닉스 vs 한미반도체… HBM 장비 전쟁, 삼성은 웃는다?

by EchoLogic 2025. 4. 18.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핵심 전장이 된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최근 예상치 못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8년간 손잡아온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갈등의 배경에는 수천억 원 규모로 성장한 HBM 시장을 둘러싼 장비 전쟁,
그리고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사의 전략적 기회가 얽혀 있습니다.

갈등의 핵심: ‘TC본더’를 둘러싼 공급망 변화

HBM을 만들기 위해선 D램 칩을 여러 층으로 적층해 연결하는 고난도 공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장비가 바로 **TC본더(Thermo-Compression Bonder)**입니다.
이 장비는 칩과 칩을 ‘열압착’ 방식으로 붙여주는데,
HBM의 품질, 수율, 생산 안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한미반도체의 TC본더만을 독점적으로 사용해 왔고,
이를 통해 HBM3, HBM3E 상용화에 성공하며 기술 리더십을 다져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SK하이닉스가 경쟁사인 한화세미텍, ASMPT 등과 추가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본격화하자, 한미반도체가 강경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우리 직원 다 빼라” – 한미의 초강수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파견돼 있던 고객서비스(CS) 엔지니어 수십 명을 전원 철수시켰습니다.
더불어 TC본더 가격을 기존 대비 28% 인상하겠다고 통보하며 초강수를 꺼냈습니다.

이 같은 행동은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장비 유지보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특히 이미 다수의 라인에 설치된 TC본더를 운용하는 하이닉스로선
긴급 대응 체계에 공백이 생기거나, 수율 저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SK하이닉스는 공급망을 다변화하려 했을까?

  • 하이닉스 측은 이번 선택이 전략적인 공급망 분산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합니다.
  • 특정 장비 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가격 협상력 저하, 리스크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
  • 복수 업체 확보를 통해 가격 경쟁 유도 + 기술 다변화 + 안정적 생산을 동시에 노릴 수 있음
  • 특히 한화세미텍은 ‘3D 스택’ 등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이며,
    TC본더 특허 소송 중에도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하고 있음

이런 상황에서 하이닉스의 결정은 다소 위험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반사이익? 삼성전자·마이크론의 기회

이 와중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과의 납품 협의를 빠르게 추진 중이며,
삼성과의 공급 확대는 HBM 수율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도 HBM3E 수율 문제에 발목 잡혀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한미반도체와의 협력이 실현된다면 기술 안정성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론 역시 한미반도체로부터 장비를 적극 도입 중이며,
2024년 대비 마이크론향 매출이 3~4배 확대될 전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기화되면 모두가 손해?

물론 이 갈등이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을 경우,
SK하이닉스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이미 HBM 수요는 AI 반도체 시장의 확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 중
  • 생산라인이 빠르게 확장되는 상황에서 장비 유지보수 인력의 부재는 곧 수율 저하로 연결될 수 있음

업계는 현재 상황이 단순한 가격 갈등을 넘어 HBM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로 보고 있으며,
장기화될 경우 한미반도체와 하이닉스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lose-lose'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TC본더 장비 시장, 누가 웃게 될까?

HBM 시장이 2024년 기준 50조 원 규모에 달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TC본더 장비 시장도 ‘차세대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HBM4E 이후에는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이 본격 도입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기존 열압착 방식보다 더 미세한 접합·더 높은 수율을 요구합니다.
이에 따라 기존 장비 업체와 신생 기술 기업 간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갈등은 단순한 공급 계약 분쟁이 아닙니다.
이는 글로벌 HBM 생태계의 기술 주도권, 수율 경쟁, 공급 안정성이 총체적으로 얽힌 장비 전쟁의 서막입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이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며,
TC본더를 둘러싼 기술 경쟁은 앞으로의 반도체 시장에서 또 하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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