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치킨게임'이 아닌 '체스게임'으로 진화했다.
각국 정부와 글로벌 자본, 기술 기업들이 수 싸움 끝에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하나둘씩 판을 짜고 있다.
그런데 그 중심에,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한 수씩 두고 있는 인물이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이번에는 미국의 ARM 기반 팹리스 반도체 기업 '암페어(Ampere)'까지 손에 넣는다.
이미 ARM을 보유한 그가 암페어까지 인수한다는 건 단순 투자 그 이상이다. ‘설계 기반 반도체 제국’을 구축하려는 수순이기 때문이다.
ARM → 그래프코어 → 암페어… 퍼즐은 맞춰지고 있다
2023년, 손정의는 영국의 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래프코어(Graphcore)'를 인수했다.
“ARM의 뒤를 이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이 회사는 AI 워크로드 특화된 IP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2024년 3월, 소프트뱅크는 미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페어(Ampere)'를 약 65억 달러(한화 9조 5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암페어는 ARM 아키텍처 기반의 고성능·저전력 서버용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의 AI·클라우드 인프라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하고 있다.
즉, 손정의는 지금 AI 시대의 두뇌 역할을 할 반도체 설계 생태계의 중심부를 장악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1조 5천억 저전력 칩’ 전략과 절묘하게 맞물린다
일본 정부는 최근 “AI 인프라의 국가 주도 확보”를 선언하며 저전력 반도체 기술에만 1조 5천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AI 시대에는 연산력 못지않게 전력 효율성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ARM의 저전력 구조 + 암페어의 고성능 서버 최적화 기술은 일본이 원하는 퍼즐 조각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게다가 손정의는 단순 기술 보유자가 아니라, "자금력·네트워크·국가 전략을 이을 수 있는 ‘매개자’"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파운드리 중심 제조’에만 올인 중
한국의 반도체 전략은 여전히 삼성 파운드리, SK하이닉스 메모리 중심이다.
설계 IP 생태계는 매우 취약하며, 팹리스 기업 육성은 구호에 그친 지 오래다. ㅠ.ㅠ
손정의는 ‘설계 → 칩 → 플랫폼’까지 수직 통합 구조를 만들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누가 칩을 만들어 줄 건가”에만 몰두하고 있다.
항목 | 일본 (소프트뱅크 중심) | 한국 (정부 및 대기업 중심) |
전략 중심 | 설계 IP 중심 구조 확보 | 파운드리 제조 중심 구조 |
주요 투자 | ARM, 암페어, 그래프코어 | R&D지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
정부 방향 | 저전력 칩/AI 전략 일치 | 메모리 및 제조 생태계 유지 |
글로벌 생태계 영향력 | AI 칩 로드맵에 직접 개입 | 주로 제조 파트너 역할 |
손정의의 ‘체스 한 수’가 AI 반도체 질서를 바꾼다
AI 시대의 반도체는 더 이상 단순한 연산을 위한 칩이 아니다.
“지능을 설계하는 능력”, 다시 말해 ‘칩 아키텍처’와 ‘설계 전략’이 승부처다.
- NVIDIA는 GPU 아키텍처로 세상을 먹었고
- 애플은 M시리즈 칩으로 독자 생태계를 만들었으며
- 손정의는 ARM과 암페어를 통해 ‘탈인텔-탈엔비디아’의 대안을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국 반도체의 다음 수는 무엇이어야 할까?
이제는 "양산 기술"이 아니라, “설계 능력 + 아키텍처 소유권”이 중요해진 시대다.
한국 반도체 업계가 ARM, 암페어 같은 설계 기반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협력 없이 제조공장만 늘리는 게임에 몰두한다면
AI 산업 주도권은 점점 더 멀어진다.
손정의는 지금 반도체 업계에서 '엔비디아 없는 엔비디아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한국은 언제까지 조립만 하고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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